[송요훈 칼럼] 지지율 추락에 쫓기니..
- 칼럼 / 송요훈 / 2024-06-10 18:39:50
[칼럼] 언론인 송요훈= 국정 지지율이 날개를 잃고 추락하니 그까이꺼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던 대통령의 표정에선 아닌 척하고 있으나 불안과 초조가 날이 갈수록 역력해진다. 느닷없는 ‘최대 140만 배럴 유전 가능성’ 깜짝 발표에서도 그러한 불안이 읽힌다.
일의 진행 단계로 보면 산자부 장관이 발표하면 딱 맞을 것 같은데, 지지율 견인에 쬐끔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대통령이 가로채듯이 직접 나선 거겠지. 아마 다른 부처 장관들에게도 산자부 장관을 본받으라고 닦달을 할 것이다.
지지율 추락에 쫓기는 우리의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평가 전문기업”이란고 하는, 법인세도 내지 못하여 법인 자격이 박탈된 사실상의 1인 기업에서 모셔 왔다는 탐사 전문가에 따르면, 유망한 지점을 선택하여 시추를 하면 성공할 확률은 20%인데 유전 개발에서 그 정도면 아주 양호한 것이며, 5번 시추를 하면 한 번은 성공할 수 있는 거라고 한다.
매번 시추할 때마다 성공 가능성은 변함없이 20%일 텐데 그 ‘탐사 전문가’의 계산 방식은 다른가 보다. 파 봐야 알 수 있다는 그 말을 믿어야 하는지 영 찝찝한데, 너는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싫으냐고 물으면 그건 절대 아니니 시추 작업에 반대하기가 곤란하다.
바둑에 꽃놀이 패가 있다. 나는 절대 손해 볼 일은 없고 큰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상대에게는 적잖은 피해를 주는 패를 말한다. 그런 패를 들고 있으면 상대의 난감함을 즐기는 게 더 기분이 좋다. 국민인 내가 그런 패에 걸린 기분이다. 야당은 그 모든 과정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고 진중하게 이뤄졌는지 눈에 불을 켜고 살펴보기 바란다.
파 봐야 알 수 있다는 대답이야 나도 할 수 있겠다. 5번 시추해서 하나라도 성공하면 좋은 것이고, 다 실패하더라도 안타깝지만 석유나 가스가 있는지 여부는 시추를 해야 알 수 있는데 애초에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았으니 그리 실망할 일도 아니라고 하면 질책하기도 격노하기도 난감할 것이다.
영 찝찝하다.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서도 그러하지 않았던가. 대통령이 코피를 쏟을 정도로 촌음을 쪼개가며 각 나라의 정상들을 만났고 최단기에 최대로 많은 정상들을 만나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고 아부의 찬사를 진상하며 막판 역전 드라마가 펼쳐질 거라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은 형편없지 않았던가.
그때 호들갑을 떨었던 언론은 지금도 국민에게 김칫국 마시기를 강요하며 지지율 추락에 쫓기는 대통령을 엄호한다.
그때도 5천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쓰였다고 했었다. 그랬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있었던가.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대동하고 부산의 깡통시장에 가서 ‘떡복이 먹방쇼’를 하는 걸로 퉁치지 않았던가.
보아하니 깜짝 발표가 있기까지 진지한 고민을 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남대문에 불이 나서 사람들이 몰리면 동대문에 불을 내서 사람들의 관심을 돌린다고 하여 사건을 사건으로 덮는다는 심리전 수법이 있는데, 채수근 해병 사건과 김건희 디올백과 주가조작에 쏠린 관심을 돌리려는 물타기, 관심 돌리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만 점점 커진다.
대통령 부부가 오늘 중앙 아시아의 3개국 순방에 나선다고 한다. 그중에 카자흐스탄도 있는데, 홍범도 장군이 잠들어 있던 나라다. 그곳에 사는 고려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군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왔는데, 그분들이 윤석열 부부를 반가이 맞아줄까? 나라 꼴이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기분이라 영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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